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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기념사(190515)
작성부서  홍보담당관 작성자   김광일 작성일   2019-05-16 조회수   727

행사: 제38회 스승의날 기념식

일자: 2019년 5월 15일(수)

장소: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오늘 서른여덟 번 째 스승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58만 교원을 대표하여 존경하는 스승으로 포상의 영예를 안게 되신 선생님들, 그리고 가족분들, 다시 한 번 마음을 담아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서는 기꺼이 어려운 스승의 길을 걸어오시면서 바른 가르침을 전하는 오직 그 하나의 사명감으로 오랫동안 교육에 헌신해 오셨습니다. 학생들을 일일이 사랑으로 대해 주시고 따듯하게 눈 맞춤해주시면서 스승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신 그 덕분에 학교는 모든 아이를 품고 잘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보살핌이 필요한 학생들은 선생님께서 베풀어주신 조건 없는 사랑 속에서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면서 세상이 참 따뜻한 곳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학생 한 명 한 명 저마다가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워 주신 덕분에 학교는 모든 학생이 제각각의 성공을 경험하는 희망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은 배움의 지평을 학교 밖으로 넓혔고, 이제는 세상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고 희망차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지만 이런 세상의 변화 때문에라도 앞으로 선생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미래는 인성이 실력인 사회 협력이 경쟁보다 우선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우리 학생에게 보여주신 배려, 그리고 헌신의 과정이 우리 학생들을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선생님!

우리사회는 선생님들의 두 어깨에 정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비난을 받지만 선생님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애정 어린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것이 또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선생님을 존경하는 문화가 뿌리내리고 다시 복구될 수 있도록 저는 더욱 힘쓰고자 합니다. 선생님께서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뒷받침 하겠습니다.

지난 3월 말, 선생님의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교원지위법이 개정되었고 현재 시행령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선생님의 숭고한 교육활동이 정당한 이유 없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의 일방적인 인내를 강요하는 문화가 개선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넘어서 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시도교육감협의회 최교진 부회장님, 한국장학재단 이정우 이사장님을 비롯한 내빈 여러분,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스승의 날 출범에 큰 기여를 해주신 대한적십자사를 대표해 유창기 충남지사 회장님 참석해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오늘 무슨 말씀을 드릴까 생각하다가 지금은 이제 의원으로 돌아가셨지만 전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이면서 시인으로 더 많이 알려져 계신 도종환 의원님이 무릎꿇지 말라 라는 시를 쓰신 것이 있는데 긴 시라 다 읽어드리지는 못하는데, 한 대목을 꼭 낭송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일생의 아주 중요한 시기를 함께 하며 아이의 생을 한 단계씩 위로 밀어 올리는 사람이다.

그대 자신이 교육과정이다.

그대의 언어, 그대의 행동, 그대의 가르침이 움직이는 교육과정인 것이다.

그대가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

이 나라의 교육과정과 교육의 근본이 무릎을 꿇는 것이다.

무릎꿇지 마라 교사여

 

스승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과 함께 하시는 모든 선생님, 선생님들이 바로 우리 사회의 희망입니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인용 시 전문 첨부)

무릎 꿇지 마라,교사여

 

밥을 먹다가 목이 메어 숟갈을 내려놓는다.

생각을 지우고 지우려 애쓰다 다시 그대가 무릎을 꿇었다는 생각에 이르자

가슴이 미어져 밥을 떠 넣을 수가 없다.

손이 떨려 밥상 위에 흘리고 만 밥알과 국물자국을

행주로 훔치려는데 얼룩져 잘 보이지 않는다.

터져 나오려는 그 어떤 것을 참느라

수돗물을 틀어놓고 오래 눈을 감고 그대로 서 있었다.

참혹함을 대신하는 눈물일 수도 있고

견딜 수 없는 분노일수도 있는

그것이 혹시 감정의 덩어리일까 봐 마음을 다독인다.

 

무릎 꿇지 마라,교사여.

 

깊게 사유하고 당당하게 행동하고 책임져라.

가르치고 꾸짖고 꾸짖은 그 말과 함께 물러서지 말고 서 있어라.

그대는 아이의 일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자기 생을 던져,온몸으로 아이의 일생을 책임지는 사람이 교사다.

일생의 아주 중요한 시기를 함께 하며

아이의 생을 한 단계씩 위로 밀어 올리는 사람이다.

그대 자신이 교육과정이다.

그대의 언어,그대의 행동,그대의 가르침이 움직이는 교육과정인 것이다.

그대가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

이 나라의 교육과정과 교육의 근본이 무릎을 꿇는 것이다.

 

무릎 꿇지 말라,교사여.

 

우리 주위엔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학부모가 있고,

우리보다 더 훌륭한 지식인들이 있으며,

우리보다 더 큰 힘을 가진 권력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아이가 밥알을 흘리는 어지러운 식탁 옆에 있지 않고,

오줌 싼 바지를 갈아입히는 지린내 옆에 있지 않으며,

힘겨워하는 산수공식과 딱딱한 책상 옆에 있지 않다.

아이의 구체적인 고민과 어려움 곁에 있지 않고,

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아이 옆에서 고뇌하며 있지 않다.

교사는 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아이의 인격,아이의 고민,아이의 성장,아이의 성공과 실패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러니 무릎 꿇지 마라,교사여.

 

결코 무릎 꿇지 마라,교사여.

 

언제나 청정하고 떳떳하라.

아이들 앞에서고 학부모 앞에서고 진실하고 용감하라.

권력 앞에서고 역사 앞에서고 부끄럽지 마라.

진정으로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아이들을 위해 행동하라.

내일도 식사습관을 바르게 갖게 하기 위해 반성문을 쓰게 하고

공동체와 공공선을 생각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기 위해 회초리를 들어라.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잘못된 교육구조를 보면 눈 감지 말고

그들에게도 용기 있게 요구하라.

아이들이 편하게 밥을 먹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교장에게도 요구하고 교육청에도 요구하라.

두려우면 힘을 합쳐 요구하라.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면 한 시대도 하느님도 당신 편이 되어 줄 것이다.

 

그러니 무릎 꿇지 마라,교사여.

 

그대가 무릎을 꿇고 있는 동안 이 땅의 모든 교사가 무너진다.

그대 뒤에서 모든 교사가 용기를 잃고 넘어지며 자괴감으로 가슴을 친다.

무릎을 꿇어야한다면 차라리 교단을 내려와야 한다.

무릎을 꿇지 말고 교단과 교권을 지켜야 할 사람이다, 당신은.

책임져야 할 사람이고,지금도 아이들과 교실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힘이 없고 가난해도 당신만이 아이들을 책임질 수 있다.

그래서 교사이고 그래서 당당해야 하는 것이다.

무릎 꿇지 마라,교사여.

 

무릎 꿇지 마라,교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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